상류부터 하류까지 한강 본류의 풍경
페이지 정보
본문
술·골프 끊고 영업비 줄였지만 역부족 "더 졸라맬 허리띠도 없어" 깊은 한숨◆ 일감 끊긴 중기 현장 ◆ 사진 확대 가동중단된 지 1년 넘은 태양전지업체 미리넷솔라 대구공장 내부 전경. 생산설비가 완전히 못쓰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전원만 마지노홀덤 공급하는 공장 모습이 마치 하반기 어두운 경기 전망에 고심하고 있는 중소기업 현실을 보는 것 같다.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바라보는 하반기 경기는 생각보다 더 나빴다. 25일 매일경제가 중소기업중앙회와 공동으로 △전기ㆍ전자 △기계 △음식료 △섬유 △자동차부품 △가구 △화학 △인쇄 △플라스틱 △금속ㆍ철강 등 중소기업 10대 업종 하반기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전 업종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전국 중소 제조업체 63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각 업종별로 △경기 전반 △내수 △수출 △자금 △고용 등 5개 분야에서 하반기 경기 전망이 매우 좋을 경우 5점, 다소 좋으면 4점, 현 상태 유지면 3점, 다소 나쁨은 2점, 매우 나쁨은 1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조사 결과 올 하반기에 '현 상태 유지(3점)' 이상 긍정적인 전망을 보인 업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소위 잘나간다는 전차군단(전기ㆍ전자와 자동차부품)조차도 부정적이었다. 특히 섬유, 기계, 인쇄, 가구, 금속ㆍ철강업종은 하반기에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됐다. 내수 분야에서는 기계, 섬유, 금속ㆍ철강업종 부진이 예상되며 수출은 섬유업종 전망이 가장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부품, 가구, 금속ㆍ철강업종은 하반기 자금 사정이 나쁠 것으로 조사됐다. 조유현 중기중앙회 본부장은"하반기 전망조차 긍정적으로 보는 업종이 하나도 없다면 이미 경기 하강 국면이 고정된 게 아닌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사진 확대 경기도 남양주시 가구업체 B사. 지난해 매출액 160억원으로 남양주에서는 알아주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를 200억원으로 잡았지만 상반기 매출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20% 줄었다.B사 대표 이 모씨는 "지난달 매출은 작년 대비 30% 감소하는 등 매출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하반기 상황은 더 악화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최근 불경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B사의 매장 매출이다. 이 회사는 남양주시 오남읍에 직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 주말 매출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이 대표는 "예전에는 주말이면 하루 5~7팀이 매장을 찾았고 일일 매출도 많게는 2000만원에 달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하루 매출이 많아야 700만원 안팎이고 방문객도 하루 3팀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불경기에 소비자 구매 행태도 바뀌었다. 이 대표는 "혼수 고객의 경우 예전에는 한꺼번에 500만~600만원어치를 구매했지만 요즘은 300만~400만원어치만 사간다"며 "특히 값비싼 장롱은 예전엔 혼수 필수품이었지만 요새는 사는 사람이 10명 중 1명도 안 된다"고 말했다.포천시 가구단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평균 매출 감소폭이 30~40%에 달한다.포천시 가산면의 사무가구업체 C사는 지난해 상반기 10억원이던 매출이 6억원으로 줄었다. 정부 예산 부족으로 교실환경 개선 예산이 배정되지 않는 등 조달 물량이 줄면서 회사 매출도 줄었다. C사 대표 박 모씨는 "원자재값은 계속 오르고 있고, 공장 가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만 있는 상태라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박 대표는 '줄일 것이라고는 내가 쓰는 영업비뿐'이라는 생각에 올해 들어 골프를 끊고 불가피한 경우 아니면 술 약속도 잡지 않고 있다.그는 "예전에는 다른 업체 사장들과 식사할 때 맛집을 찾아 교외로 나갔지만 요즘은 근처 식당에서 5000~6000원짜리 메뉴로 해결한다"고 말했다.가구업계는 최근 불경기가 '사상 최악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각종 통계 수치도 가구업계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소 가구제조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67.4%에 불과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내수 위축이 극에 달했던 2009년 상반기 수준이다.지난 6월 중소 가구제조업체 업황 실적지수는 62.5, 업황 전망지수는 68.8에 불과했다. 업황 실적지수와 전망지수는 100이 기준치로, 지수가 100보다 낮다는 것은 지난달보다 실적이 악화됐거나(업황 실적지수), 다음달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업황 전망지수)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가구산업협회 조사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가구시장 규모는 2008년 9조9400억원에서 지난해 8조2000억원으로 3년 만에 1조7400억원(17.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대형 가구업체들 역시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실제로 보루네오가구는 올 1분기 14억3000만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매출이 작년 대비 22.1%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낸 뒤 매각됐다. 1분기 36억원의 손실을 낸 에넥스는 주채권은행의 신용등급평가 결과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으로 분류됐다.[기획취재팀=최용성 차장(대구) / 홍종성(음성) 기자 / 노현(포천ㆍ남양주) 기자 / 박준형(광주ㆍ영암) 기자 / 정순우(부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지노게임 공급하는 공장 모습이 마치 하반기 어두운 경기 전망에 고심하고 있는 중소기업 현실을 보는 것 같다.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바라보는 하반기 경기는 생각보다 더 나빴다. 25일 매일경제가 중소기업중앙회와 공동으로 △전기ㆍ전자 △기계 △음식료 △섬유 △자동차부품 △가구 △화학 △인쇄 △플라스틱 △금속ㆍ철강 등 중소기업 10대 업종 하반기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전 업종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전국 중소 제조업체 63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각 업종별로 △경기 전반 △내수 △수출 △자금 △고용 등 5개 분야에서 하반기 경기 전망이 매우 좋을 경우 5점, 다소 좋으면 4점, 현 상태 유지면 3점, 다소 나쁨은 2점, 매우 나쁨은 1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조사 결과 올 하반기에 '현 상태 유지(3점)' 이상 긍정적인 전망을 보인 업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소위 잘나간다는 전차군단(전기ㆍ전자와 자동차부품)조차도 부정적이었다. 특히 섬유, 기계, 인쇄, 가구, 금속ㆍ철강업종은 하반기에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됐다. 내수 분야에서는 기계, 섬유, 금속ㆍ철강업종 부진이 예상되며 수출은 섬유업종 전망이 가장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부품, 가구, 금속ㆍ철강업종은 하반기 자금 사정이 나쁠 것으로 조사됐다. 조유현 중기중앙회 본부장은"하반기 전망조차 긍정적으로 보는 업종이 하나도 없다면 이미 경기 하강 국면이 고정된 게 아닌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사진 확대 경기도 남양주시 가구업체 B사. 지난해 매출액 160억원으로 남양주에서는 알아주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를 200억원으로 잡았지만 상반기 매출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20% 줄었다.B사 대표 이 모씨는 "지난달 매출은 작년 대비 30% 감소하는 등 매출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하반기 상황은 더 악화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최근 불경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B사의 매장 매출이다. 이 회사는 남양주시 오남읍에 직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 주말 매출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이 대표는 "예전에는 주말이면 하루 5~7팀이 매장을 찾았고 일일 매출도 많게는 2000만원에 달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하루 매출이 많아야 700만원 안팎이고 방문객도 하루 3팀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불경기에 소비자 구매 행태도 바뀌었다. 이 대표는 "혼수 고객의 경우 예전에는 한꺼번에 500만~600만원어치를 구매했지만 요즘은 300만~400만원어치만 사간다"며 "특히 값비싼 장롱은 예전엔 혼수 필수품이었지만 요새는 사는 사람이 10명 중 1명도 안 된다"고 말했다.포천시 가구단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평균 매출 감소폭이 30~40%에 달한다.포천시 가산면의 사무가구업체 C사는 지난해 상반기 10억원이던 매출이 6억원으로 줄었다. 정부 예산 부족으로 교실환경 개선 예산이 배정되지 않는 등 조달 물량이 줄면서 회사 매출도 줄었다. C사 대표 박 모씨는 "원자재값은 계속 오르고 있고, 공장 가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만 있는 상태라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박 대표는 '줄일 것이라고는 내가 쓰는 영업비뿐'이라는 생각에 올해 들어 골프를 끊고 불가피한 경우 아니면 술 약속도 잡지 않고 있다.그는 "예전에는 다른 업체 사장들과 식사할 때 맛집을 찾아 교외로 나갔지만 요즘은 근처 식당에서 5000~6000원짜리 메뉴로 해결한다"고 말했다.가구업계는 최근 불경기가 '사상 최악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각종 통계 수치도 가구업계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소 가구제조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67.4%에 불과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내수 위축이 극에 달했던 2009년 상반기 수준이다.지난 6월 중소 가구제조업체 업황 실적지수는 62.5, 업황 전망지수는 68.8에 불과했다. 업황 실적지수와 전망지수는 100이 기준치로, 지수가 100보다 낮다는 것은 지난달보다 실적이 악화됐거나(업황 실적지수), 다음달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업황 전망지수)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가구산업협회 조사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가구시장 규모는 2008년 9조9400억원에서 지난해 8조2000억원으로 3년 만에 1조7400억원(17.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대형 가구업체들 역시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실제로 보루네오가구는 올 1분기 14억3000만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매출이 작년 대비 22.1%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낸 뒤 매각됐다. 1분기 36억원의 손실을 낸 에넥스는 주채권은행의 신용등급평가 결과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으로 분류됐다.[기획취재팀=최용성 차장(대구) / 홍종성(음성) 기자 / 노현(포천ㆍ남양주) 기자 / 박준형(광주ㆍ영암) 기자 / 정순우(부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